이용훈 호디 대표가 마곡신사옥 빌딩 관리 시스템 소프트웨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재원 기자]
전력과 IT 결합, 전력거래소 DB업무 수주로 업계에 발 들여
전력시장 개편 이후 수요예측 등 알고리즘 중요성 커질 것
마곡 신사옥에 '에너지 테스트베드' 구축, 기술력으로 평가받고파
이용훈 호디 대표는 국내 전력 업계에서 숨은 IT전문가로 꼽힌다. IT와는 거리가 멀었던 전력 업계에 호디의 기술력이 담긴 AI 소프트웨어가 접목되면서 전력시스템 고도화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전기공학을 전공했지만 “소프트웨어가 미래 산업의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그는 첫 시작을 소프트웨어 기업 엔지니어로 선택했다. 천리안과 데이콤 등 당시 유망했던 IT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며 엔지니어로서의 실력을 쌓아왔다.
하지만 언제나 가슴 속에 품고 있던 “내 회사를 차려야겠다”는 생각은 그를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결국 2004년 2000만원의 자본금을 가지고 책상 두 개, 9평짜리 사무실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에 나섰다. 첫 아이템은 열람실 좌석발급시스템과 전자도서관 등 도서관솔루션 소프트웨어였다.
그는 “처음엔 레퍼런스도 없어 어려웠지만 도서관 SI 기술을 쌓고 기적의 도서관 구축 사업 등에 참여하자 경쟁력이 생겼다”며 “매출은 처음 1년 동안 2억원 정도였지만 수 년 만에 30억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성장했다. 그렇게 10년 이상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고 기억했다.
호디가 안정적으로 변하던 즈음,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전공이던 전력과 다시 한번 연을 맺게 된 것이다.
그는 “대학원까지 전력 계통을 공부하다 보니 언제나 에너지 업계의 일을 하고 싶었다”며 “호디가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활용한다면 우리도 에너지 선진국처럼 자연스레 전력에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결합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침 정전 사태 이후 수급 예측과 계획의 중요성이 커지며 정부에서도 에너지에 IT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자연스레 IT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 전력에 대한 이해가 있는 이 대표에게 기회가 찾아왔고 2010년대 초중반, 전력거래소의 데이터베이스 업무를 수주하며 전력 업계에 본격적인 발을 들였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당시 전력 관련 데이터는 단순 기재만 돼 있는 경우도 많았다. 관리가 안 된 것이었다.
이 대표는 “소프트웨어로 관리가 안 돼 있어 수요예측 문제인지, 기상 예측 문제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벤트 발생의 문제인지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래프는 들쭉날쭉했고 빠진 데이터도 많았다. 하지만 AI 기술을 활용해 빠진 데이터를 찾아내 복구해 나가고 문제점을 찾아나가며 결국 현재의 고도화된 전력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를 계기로 호디는 전력수요분석시스템, 전력수요예측시스템, 패스트DR,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을 개발해 내며 점차 전력 업계에서도 IT의 기반을 넓혀갔다. 지금의 호디가 가진 빅데이터 기반 머신러닝 기술은 모두 이때부터 축적돼 온 결과다.
“AI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전력과 IT 업계에서 실력과 경력을 쌓고 싶다면 정말 배울 수 있는 회사”라며 호디를 소개한 이 대표는 도서관과 전력 사업을 두 축으로 호디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특히 점차 IT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상발전소에서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찾고 있다.
그는 “전력시장 개편 이후 발전회사와 발전소도 시장 흐름에 맞게 예측하는 알고리즘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패스트DR과 전력수요예측 시스템, 차세대 에너지원 등을 고도화하며 전기화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호디는 지난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태양광과 태양열, 4세대 지역난방,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등 에너지 신기술이 집약된 신사옥을 건설하고 ‘에너지테스트베드’로 활용 중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호디는 느리더라도 탄탄한 기술력을 쌓아 차분히 새로운 시장을 노릴 것”이라며 “당장 목표치를 높게 가져가기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